안녕하세요.
저는 미대생으로서 비사대로 교직을 이수하고, 2012년 3월부터 임용을 준비하기 시작해 2013년 2월 서울 임용에 합격하였습니다.
요즈음 올해 처음으로 임용을 준비하시는 분들, 저와 같이 미술 전공자로서 교직의 길을 선택하는 분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저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자 합니다. 사실 내세울만한 내공이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나왔던 날들을 회상하면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들을 꼽아보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마음가짐‘, "공부 방법’, ‘교재와 학원의 선택 및 자세’ ‘실기 준비’의 항목으로 나누어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마음가짐
- 나는 붙는다 붙는다 붙는다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임용을 준비하시는 분들, 특히나 올해 초수로서 처음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저렇게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어쩌지’, ‘이걸 언제 다 공부하지?’, 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6,7월달 쯤 되면 ‘내가 일년만 더 공부하면 정말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저도 3월달에 공부를 시작하면서 많이 떨고 불안해 했습니다. 수업을 듣는데 다른 사람들은 뭔가를 아는 듯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저는 전부 다 처음 듣는 내용이었거든요. 나는 모르는데 다들 아는 것 같다는 불안감에 그 조바심이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상태가 시험 전달인 10월까지도 지속되었습니다. 막바지에 실전모의고사를 푸는 시기에도 모르는 내용이 계속해서 튀어나오거든요.
초수로서 ‘나만 모른다’라는 생각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한편, 이러한 위기감은 저에게 필사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3-4월달에 일년단위의 계획, 두달단위의 계획을 세우고 그날그날 공부시작 전에 하루단위의 계획을 짰습니다. 교육학과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책을 꼼꼼히 읽고, 반드시 외운다는 마음으로 공책에 목차와 외울요소를 배껴쓰면서 복습했습니다. 밥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교재를 가져다 놓고 읽으면서 먹었습니다. 집에가는 길에는 방금 언급한 공책을 가렸다가, 봤다가 하면서 연표를 중얼거렸구요. 밥을 많이 먹으면 졸리니까 일부러 먹는 양을 줄여서 먹어보고, 많이먹어서 독서실에서 졸릴 것 같다고 생각되거나 정말로 졸릴 때에는 책 들고 카페에 가서 공부했습니다. 카페에서 엎드려서 잘 수는 없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붙을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각오입니다. 쉽게 생각해 보세요! 공부를 많이 한다고 죽지 않습니다, 그냥 좀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을 뿐이죠(!). 저는 정말 고3때에도 공부를 이렇게 찐덕지게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주변에서조차 ‘네가 이렇게 공부하다가 정말 일을 내겠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독하게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 노는시간? 나를 위한 시간!
고시생도 사람인데, 생체 리듬 때문이더라도 저 위의 방법들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때는 과감하게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쓰세요. 저는 가보지 않았던 노량진 가보지 않았던 카페 가기, 식당가기, 펜 사기(!), 공부한 보상으로 특식먹기 등등을 활용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오전정도 계획적으로 쉬는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2.공부 방법
- 철저한 복습, 암기
다들 아시겠지만, 교육학이나 전공이나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시간은 짧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듣던 시기에도 고작해야 교육학 일주일에 세 번 3시간씩, 전공 일주일에 한번 7시간이 다였습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인데, 저는 이때에 복습과 암기에 거의 모든 것을 투자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의 전공수업에서 동양미술사를 배웠다면, 당일과 남은 6일간 그 진도를 쪼개어 손바닥만한 노트에 교재를 정독하며 목차별로 정리하고, 반드시 외워야 하겠다 싶은 부분은 키워드로 정리하여 밥먹을 때, 오고가는길에 외웠습니다.
교육학을 9-12시까지 수강한 날에는 점심먹을때부터 오후4시까지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정독하며 노트에 목차를 정리하고, 남은 시간동안 같은 영역의 기출문제지를 풀고 채점하는 식으로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공부할 때 단기적으로 진도량을 결정하고 정독-정리-문제풀기-채점및오답정리-집에가는길에 틀린부분 암기 와 같은 식으로 패턴화 시키면 한달 단위로 지식이 쑥쑥 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 암기를 할 때에는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건 외우고 지나간다!!’라는 각오로 외우셔야 합니다! 암기의 성패여부는 반복에 달렸다고들 하지만, 그냥 대충 외우는걸 반복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가 정말 철저하게 외웠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한달뒤에 돌아오면 또다시 잊어먹습니다. 그때도 반드시 외운다는 마음으로 백지에 적어서 외우고, 또 잊고, 외우고를 반복하면 그제서야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습니다.
- 능동적으로 공부하기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게되면 어느센가 멍 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실은 그러지 않기가 더 힘듭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실질적인 것도 아니고, 흥미로운 것도 아닌, 혹여 흥미로운 것이라도 흥미롭지 않게 되어버리는 이론적인 지식이니까요. 특히나 3달, 4달이 지나가기 시작하면 이미 배웠던 내용을 다시 돌기 때문에 매우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얼핏 들으면 다 아는 내용 같거든요! 저는 이것을 경계하기 위해서 능동적인 공부법을 시도했습니다. 흔하긴 하겠지만 교육심리학에서 배우는 내용은 나의 어린시절, 혹은 친구들에게 적용시켜서 생각해보았구요, 그날 공부한 내용을 집에 와서 동생과 부모님을 붙잡고 알려주듯 말해보기도 했습니다.(나중엔 얼마나 지긋지긋하셨는지 제가 입만 열면 도망가시더라구요ㅡㅜ) 심지어 전공 같은 경우 안외어지면 그림을 그려가면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전환도 되고 기억에도 남고 일석이조의 효과! 이렇게 여러분도 공부하는 것들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소화시키자!!!!
단권화에 대하서 많이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보통 단권화는 시험 2달전에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제 사견으로는 공부를 하는 기간동안 물질적으로 보이는 결과물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임용준비를 하면서 공부하는 내용들은 단 하나의 교재에서 끝이나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학은 비슷비슷하니 제쳐두고 전공의 예를 들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미술의 경우 대략 ‘A선생님 전공강의에서 쓰는 교재와 자료’ + ‘B전공 강의에서 쓰는 교재와 자료’ +‘각 영역별 필독서’ + ‘모의고사와 논술문제 해답지 내용’ +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 등을 접하게 됩니다. 제대로 된 논문을 써본적도 없던 저에게 이 정보들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 폭탄과도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초반에는 아는 지식이 없어 교재 하나만 복습하고 외우는데 바빠 옆에 쌓아두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셋째달 들어가면서 같은 영역을 반복하기 시작하자, 시간을 쪼개 그 영역에 맞는 필독서와 자료들을 정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료들을 그저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을 키워드로 간략하기 정리하여 본 강의의 교재에 옮겨적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A강의의 교재를 생선의 뼈대로 잡고 그것에 필독서, 다른강의의 자료들에서 추출한 핵심내용들을 살로 붙인 것이지요. 이렇게 책과 머릿속에서 자신이 하나의 새로운 책을 편집한다는 생각으로 이해하고 덧붙여나가면 많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7,8월경에 문제를 풀며 다시 이해가 안돼는 부분을 맞닥트리면 그때 다시 필독서를 찾아보면서 보충하기도 편합니다.
3. 교재와 학원의 선택 및 자세
많은 분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어느 곳을 결정하던간에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긴 합니다. 주변에 아는이가 있다면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고, 또 각 학원들에서 제공되는 맛보기 강의를 시청해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교육학은 우성수 선생님, 전공은 위상 선생님과 장지연 선생님을 선택했습니다. 우성수 선생님의 두 번 들어도 유머러스한 이론 강의를 3-4월, 5-6월 반복해서 들었구요, 7-8월달엔 독서실에서 교재와 기출문제집을 복습, 9-10월달에 실전모의고사를 수강했습니다. 듣는 내내 선생님이 조언들 귀담아 들어서 실천했구요, 끊임없는 반복학습으로 알차게 배웠습니다. 특히나 기본기가 튼튼한 수업이었기 때문에 기출문제 중심의 1차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전공은 위상 선생님과 장지연 선생님의 3-4월 심화이론, 5-6 논술, 7-8 논술과 문제풀이, 9-10 실전모의고사를 수강했습니다. 전공 영역들을 각 선생님의 강점에 맞추어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표현과 한국 조형사, 서양 미술사 영역은 위상선생님이 담당하시는데, 많은 자료의 양과 더불어 표현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장지연 선생님께서는 교과 교육론과 동양, 한국회화사를 넓은 지식으로 적중력있는 논술문제들을 찝어주셨는데요, 지나치게 깊은 지식이나 얕은 수준의 지식이 아닌 중도의 선을 정말 잘 안내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전공공부, 특히 논술공부에 있어서 이 부분은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 됩니다.
위의 수업들은 모두 직강으로 들었습니다. 저는 여러부분에서 인강보다는 직강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놓치면 되돌려서 볼 수 있는 인강과는 달리 직강은 놓치면 끝이기 때문에 긴장한 상태에서 수업을 듣게되어 공부효과가 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매 쉬는시간이나 수업이 끝난 후에 모르는 것이나 이해 안되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훌륭한 강점입니다. 질문하여 답변받는 내용은 기억에도 더 잘 남고, 또 다른 고시생들의 질문을 귀담아 들음으로서 추가적인 정보나 자기자신의 수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원가는 전문화시켜서 하는 위상미술과 달리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거의 없으니 질문을 많이 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강좌 선택에서도 이 부분을 고려하세요.
물론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질문을 하자니 무섭고 꺼려지는 마음도 들 것입니다. 뭘 알고 있어야 궁금한게 있고 질문을 할텐데, 이건 뭐 책의 내용을 통째로 모르니 질문 해 볼 것도 없이 일단 책부터 공부해야하니 말이에요. 위상선생님은 한결같이 친절하게 답해주시지만 특히나 장지연 선생님의 수업을 듣다보면 왠지 조금 무섭기도 해서 모르는게 많아도 입을 꾹 다물고 있게 되는데요, 용기를 내어서 ‘이런 부분을 모르는데요, 어떤 책으로 공부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세요. 이런 것도 모르냐며 핀잔주실 것 같지만 의외로 따뜻한 마음으로 말씀하고 사례를 들어 이해가 쉽게 설명해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우선 뒤에서 다른 학생들이 질문하는 것을 계속 기웃거리며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듣다보면 그 내용에서 더 궁금한 내용도 생기고, 또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도 생기거든요! 더 나아가면 ‘내가 이정도 알고있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을때도 있구요. 쉬는 시간에 선생님 주변으로 구름 만들기! 적극 추천드립니다.
추가적으로, 가끔 공부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선생님인 이게 좋다, 저게 나쁘다라고 따지며 철새처럼 여러학원을 옮겨다니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공부의 범위는 한정되어있고 1년의 준비기간동안 여러바뀌를 돌면서 다시보기 때문에, 전공에 좀 더 다른 관점을 지닌 선생님의 지식과 정보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위에 쓰여진 것 처럼 결국 그 지식들을 정리하여 이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이학원, 저학원을 옮기며 새로 보는 교재마다 새롭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과 책에 ‘추가’해 나간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위상선생님의 교재를 근간으로 뿔리고 뿔려서 막바지에는 거의 원래 책의 두배의 두께를 만들어 놨었습니다. 뿌듯하기도 하거니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실기 준비
올해부터 시험이 많이 바뀐다고 들었는데, 이 시험에서 실기의 중요도가 전보다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2시험을 끝내고 바로 다음날 바로 실기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암울했습니다. 대입 준비할 때의 실기실력은 어디론가 증발되고 정말 이상한 그림을 그려놨거든요.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저의 그림을 3차시험에 적절한 그림으로 끌어올려주신 분들이 디자인의 박슬기 선생님, 소묘의 박민우 선생님과 김병일 선생님이셨습니다. 보통 실기준비라 하면 가서 많이 그려서 연습하면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또한 체계적인 접근이 정말 중요합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적인 수업과, 개인의 특성에 맞춘 코칭 기법을 통해 하루하루 느는 솜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스스로가 그림의 발전을 상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서 ‘생각하며’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손이 가는데로 만년 그리다가는 언젠가는 늘 지언정 짧은 시간에의 성장에는 무리가 있을 테니까요. 공부와 같이 실기도 붙는다는 일념으로 전념하시고, 무엇보다 적게 남은 인원 중에서 ‘네가 떨어져야 내가 붙는다’라는 분위기보단 ‘같이붙자’라는 분위기의 화실을 다니실 것을 적극 권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마인드 컨트롤과 사기입니다. 학원의 규모, 유명세와 무관하게, 눈살 찌푸리면서 그림그리기 보단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주면서 농땡이피우면 다그쳐주는, 그런 환경에서 3차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엔 짤막하게 쓰려고 했는데 글이 굉장히 길어졌습니다.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니 필독서 공부하는 요령 등등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생겨나네요. 글이 구구절절 길었지만, 결국 위의 내용은 모두 저의 입장에서 생각한 점들을 써 본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는 틀림없이 ‘저건 내 공부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저 한번 참고해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보시고, 많은 도움이 됬으면 합니다.
어느덧 발령을 받고, 첫 수업에 대한 긴장과 공포에 떨고있습니다. 일년 전의 이맘때쯤 저는 ‘이제 다음달에 임용 학원 다니기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찾을 수 있는 미술 합격생 수기는 모두 읽고 다녔구요. 다음 시험부터는 유형이 많이 바뀌어 아직 수기를 쓰는 것이 많이 망설여 지긴 했지만 어떤 유형의 대비이든 각오와 자세가 가장 중요한 것인것 같아 제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노력해서 꼭 붙으셔서, 같은 교사로서 언젠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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